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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Ecology)와 경제(Economics) 그리고 윤리(Ethics)가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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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렬'에 해당되는 글 1

  1. 2010.12.06 빨갱이 콤플렉스
2010. 12. 6. 16:07 Evolution

아까 글은 작정하고 썼습니다. 이번에는 더 작정하고 씁니다.

 

 

이미 공산주의는 현실에서 기각되었습니다. 게다가 북한체제를 보면 공산주의라고 할만한 곳도 아닙니다. 좋게 봐줘야 무능한 공산주의지 심하게 말하면 김정일 전제통치가 이뤄지는 전체주의 국가입니다.

 

 

분명 대한민국에서 현실을 볼 줄 아는 사람이면 북한 체제를 긍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꾸 북한 체제를 부정하라고 부추기는 세력이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고, 누구나 인정하는 것을 계속 표현하라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북한에 동조하는 것이다. 왜?? 평소에 너희들은 정부 하는 일에 딴지 걸고, 정부를 욕하고, 만날 나와서 소리지르지 않았느냐?? 너희는 반국가 세력이 아니었느냐??

 

 

전에도 썼지만 '정부=국가' 아닙니다. 정부에 반대한다고 국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곳은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위쪽에는 북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상렬목사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입건되었습니다. 모두들 그를 욕합니다. 어쩌다 그를 두둔하려들면 너는 빨갱이가 아니냐며 바로 지목당합니다. 당장 저희 부모님부터 그러시더라구요... 오늘 점심 밥상머리 대화 주제가 바로 그거였습니다. 어머니께서 먼저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한상렬이 이놈 완전 북한 놈 아니냐?? 넌 나중에라도 진보연대 이런데서 일하지 말아라" 이 말을 시작으로 계속 북한 욕을 하시더라구요... 우리집은 좀 특이할 수도 있지만 아버지가 그냥 보수라면 어머니는 극렬보수입니다. 어머니께서 워낙 강하게 말씀하시니깐 아버지가 동조하는 모습이고 저는 뭐 한마디 꺼낼 수도 없겠더라구요...

 

 

이게 우리집만의 모습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충 여기저기 게시판 돌아다니면서 보는데 주로 극렬보수쪽에서 매우 강력하게 북한을 비난하고 여기에 중도적인 보수와 진보로 분류되는 분들이 동조하고 있더라구요... 뭐 조금 과격한 진보쪽은 한마디도 못하구요...이유는 앞에서 말했듯이 조금이라도 한상렬을 지지하는 말을 한다면 바로 북한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좀 어렵지만 이 상황과 관련해 읽어 볼만한 책이 하나 있습니다.(누가 저보고 책돌이라고 할 거 같아 얘기하기가 꺼려지네요...;;; 근데 저도 별로 책 많이 읽은 게 아닙니다 ;;;) 슬라보예 지젝의 '전체주의가 어쨌다구'입니다.

 

 

슬라보예 지젝은 이 시대의 가장 위험한 철학가로 불리고 있습니다. 무엇을 위협하느냐?? 바로 지금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자본주의입니다. 뭐 놓고보면 자본주의 뿐만이 아니죠.. 근대주의, 대의민주주의 등등 이름도 생소한 슬로베니아 출신의 한 철학자가 지금 지성계를 온통 뒤흔들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것보다 글 쓰는게 더 빠르다는 이 철학자는 매년 신간을 하나 이상 씩 내놓고 있습니다. 그것도 죄다 꽤 두꺼운 책으로 말이죠...

 

 

우리나라의 절대악이 북한체제(또는 북한체제로 둔갑하는 공산주의)라면 유럽에서 절대악으로 군림하는 것은 바로 '전체주의'입니다. 우리나라가 6.25라는 끔찍한 전쟁을 겪어 북한체제를 더욱 끔찍하게 싫어한다면 유럽은 제2차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나치즘으로 대표되는 전체주의를 끔찍하게 증오합니다.

 

 

그런데 이 전체주의에 대한 증오가 너무 심해져 과격한 주장을 모두 전체주의로 몰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경영참여를 법제화해라, 경영자들의 보수를 제한해라, 최저생계비를 물가에 연동시켜라~ 별로 과격한 주장도 아닌데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는 이게 과격한 주장이죠... 지금 미국에서는 오바마를 히틀러와 동치시키려고 난리도 아니죠..;;; 어쨌든 좌파쪽에서 이런 주장을 하면 극우쪽에서는 이들의 주장을 '전체주의'로 매도합니다. 나치도 그런 주장을 했다, 나치는 자본주의를 부정했다, 그들은 인민들을 동원하려 했다~ 너희도 그렇지 않느냐??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이들을 몰아내자~!!! 그러면 온건적인 사람들이 여기에 휩쓸립니다. 적어도 나치를 불러와서는 안되겠지 하면서 말이죠...;;;

 

 

정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체주의에 반대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바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입니다. 나치나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의 권력장악을 살펴보면 그들은 (대의)민주주의 선거를 교묘하게 이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소련의 스탈린조차 법을 초월해 권력을 장악한 게 아닙니다. 게다가 히틀러나 무솔리니, 스탈린 모두 인민주의자를 자처했습니다. 뭐 나치나 파시스트들 중 몇몇은 노골적으로 민주주의를 부정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전체주의의 우두머리라고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들이 생각한 민주주의는 인민들을 자신들의 권력에 동원하는 민주주의였기에 문제죠..;;

 

 

전체주의가 무엇일까요?? 전체주의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개인의 모든 활동은 민족이나 국가와 같은 전체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이념 아래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상" 이라고 나옵니다. 실제로 현실에 나타난 예는 나치즘, 무솔리니의 파시즘, 스탈린체제, 그리고 일제의 군부독재입니다. 모두 국가 또는 당의 이름을 걸고 일부 통치자들의 목표를 수행하는 데 국민들을 동원했습니다. 이게 역사적으로 잘못됐기에(굳이 그들의 전쟁수행, 정적숙청을 얘기해야할까요?) 자유주의가 옳다고 여겨지는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자유주의적 민주주의가 옳다고 여겨지는 것이죠...

 

 

자유주의의 핵심은 바로 '표현의 자유'입니다. 누구든 자신의 주장을 말할 수 있게 보장하는 것이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는 '권리 중의 권리'로 불립니다. 이는 하도 전체주의에 데인 까닭이죠... 말 그대로 전체주의는 하나의 강령을 정해놓고 국민 모두에게 이를 따르게 하는 체제이기에 사람들은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너무나도 강한 나머지, 즉 전체주의에 대한 증오가 너무 심한 나머지 심각한 주장을 전체주의라 매도하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닙니다. 유럽에서도, 미국에서도 벌어지는 일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면서 오히려 그 행동이 자유민주주의를 허무는 상황입니다. 누가 전체주의자이고 민주주의자인지 구분이 안 갈 지경입니다.

 

 

바로 여기서 지젝의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 전체주의(우리나라에서는 공산주의)를 꺼내들고 있는 세력이 누구인가? 그들은 왜 이제 와서 전체주의를 꺼내들고 휘두르고 있는가? 혹시 과격한 좌파의 주장을 막아버리려는 의도는 아닐까? 좌파들의 입을 봉해놔야 지금의 체제인 신자유주의를 보존할 수 있다는 게 지젝의 잠정적인 결론입니다. 제가 이 생각에 동의하는 데 자꾸 지젝을 주어로 해놓는 이유는 제가 이런 말하면 저보고 누가 빨갱이, 친북세력이라고 할까봐입니다. (ㅡㅡ;;) 벌써 신고하겠다고 난리치는 분도 있더라구요~ 아무런 빽이 없는 저로선 참 무섭네요~;;

 

 

 

(덧붙이기) 이런 말을 부모님께 말씀 드리려다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얼굴을 맞대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 건 어렵겠더라구요..;; 또 굳이 가족끼리 이런 문제로 언성 높이는 건 저로선 좀 힘드네요...;;;;

posted by nama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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