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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Ecology)와 경제(Economics) 그리고 윤리(Ethics)가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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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6. 16:04 Evolution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00810150825&section=02

 

 

기사 中

 

오직 컴퓨터가 좋아, 프로그램 개발에 짜릿함을 느껴 개발자 경력을 시작했다 좌절한 이들은 한둘이 아니다. 개발자를 잘 대우하기로 소문난 한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근무했던 이인화(41, 가명) 씨는 아예 '이 바닥이 싫어' 업계를 떠났다.

"사장님이 정말 특이한 사람이었어요. 무조건 빨리 출근하고 오래 책상에 붙어 있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니 자연히 회사는 '보여주기식'으로 운영되죠. 이러니 누가 열심히 일하겠어요? 일찍 출근해서 낮엔 놀다가 밤에 들어와서 밥 먹고 야근하고…. 자연히 회사의 개발 능력은 안 늘어나니 온통 남이 만든 코드 갖다 배껴서 대충 제품 만들고. 괜히 저 혼자 '잘못됐다'고 말하고 다니다 사장님한테 찍혀서 한직으로 배치받았죠. 어떻게 더 다닐 수가 있겠어요? 이제 이 바닥은 지긋지긋해요."

이 씨가 근무했던 회사는 워낙 강한 노동 강도로 인해 직원들이 집에 가기조차 쉽지 않았다. 아파트의 방 몇 개를 계약해 한 집당 직원 십여 명이 숙소로 사용하며 살았다.

"사장님이 일을 많이 하길 원하다보니, 가정이 있는 사람은 싫어했어요. 한번은 손님 만난 자리에서 자랑스러운 말투로 '우리 회사에서 일하다가 이혼한 애 많아'라고 말하더라고요. 기가 차죠. 우린 사람도 아니에요?"

 

 

(중략)

 

IT산업노조가 진보신당과 함께 지난 4월 6일부터 15일까지 IT노동자 166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연간 평균 3000시간의 노동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68)에 비해 무려 1232시간을 더 일했다.

이에 반해 야근, 특근 수당이 법대로 지급되거나 대체 휴가가 주어지는 경우는 2.3%, 2.5%에 그쳤다. 95%를 넘는 절대 다수의 IT노동자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셈이다. IT노동자의 82.2%가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79.2%는 근골격계 질환을 겪으면서도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중략)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경력을 시작했다 프리랜서 개발자로 전향한 손경식(40, 가명) 씨는 얼마 전 한 대형 전자기업의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프로그램을 짜다가 주문 형식이 바뀌면 다시 처음부터 다 뜯어고쳐야 돼요.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되죠. 이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처음 받은 오더는 구글메일과 사내메일만 적용하는 이메일 시스템이었는데, 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월요일까지 야후메일도 기능하도록 해달라'고 새 업무를 추가시키더라고요. 이러면 기존 프레임 자체를 다 바꿔야 하니 시일이 훨씬 늘어나요.

당연히 난리가 났죠. 결국 전원이 주말 밤을 꼴딱 샜어요. 월요일에 고객이 와서 결과물을 보더니 하는 말이 뭔지 아세요? '쪼니까 되네.' 이러더라고요. 군대죠."


(중략)

 

 

왜 개발자들을 비롯한 IT업계 노동자들은 스스로 나서 이런 현실을 바꾸려하지 않는 것일까. 본지가 만난 많은 개발자들은 하나 같이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IT산업노조 위원장은 IT노조의 현실을 개탄했다.

"노조에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사람은 많아요. 그런데 정작 그 사람들은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지 않아요. '당신 노동자요'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기분 나빠해요. 공장 생산직이 노동자지, 자기 같은 전문가가 왜 노동자냐는 거죠. 그러니 노조에 가입하는 사람이 없어요. 제가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하는 것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노조위원장이 노조활동만 할 여건이 안 돼요."

노조가 노동자의 기본권리인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현실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노조의 힘이 미약하다. 당연히 세태 개선을 위한 단체협상을 주도할 수도, 고용주에게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할수도, 정부를 상대로 실력행사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모두가 '문제가 있으니 개선해달라'고 요구는 하지만, 이를 개선해줄 이는 어디에도 없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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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친구 중에 IT쪽으로 간 애들이 꽤 있습니다. 기사 읽어보니깐 그동안 들어본 얘기하고 거진 비슷하네요~  뭐 편하다는 애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지금 이직 준비 중......;;;

 

 

기사 중에서 정말 공감되는 건 '쪼니깐 되네'라는 말이네요...  공사현장에서 그런 말 정말 많이하죠..;;; 그런데 보니깐 IT 쪽에서도 그런 말을 하나 보네요.... 애들한테 한 번 물어봐야겠습니다.

 

 

관리자나 발주자의 너그러움에 기대기엔 시스템자체가 너무 불공평하게 짜여있죠... 뭐 위 기사처럼 지금의 개발자가 나중에 관리자가 되어서 개발자의 처지를 이해해주면 사정이 나아질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제 예상은 IT쪽도 다른 산업계의 전철을 밟을 거 같네요... 지금은 공대 나온 사람들도 관리자 많이 하고 그럽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하 직원을 더 '쪼고'있죠... '나는 이만큼 일했는데 너는 왜 이만큼 하지 못하냐~ '라는 식이죠...;; 방패막이가 되기 보다는 오히려 더 해내라고 등떠밀고 있는 형국이죠...;;;

 

 

상황이 이렇지만 이공계가 인문계보다는 취직이 잘된다는 이유로 여기에 사람들이 계속 몰립니다. 기업들이 믿는 구석이 바로 이거죠... 몰려나오는 산업예비군들 ;;

 

 

지금 편하게 지낸다는 제 친구의 말입니다.

 

 

"한 사람이 일 할거 한 사람 더 뽑아서 일 시켜도 괜찮을 거 같은데 그렇게 안해~ 난 돈 좀 덜 줘도 그게 나을 거 같은데. 휴가 쓰는 거도 그래~ 유급휴가로 일 년에 열흘 주는 거보다 무급이라도 일 년에 한 달 주면 어떨까? 그 시간동안엔 인턴애들로 채워도 될거 같은데~ 사실 C언어 쫌만 배우면 누구든 할 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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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amas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