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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Ecology)와 경제(Economics) 그리고 윤리(Ethics)가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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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6 세종시 수정안 부결 유감
2010. 12. 6. 15:53 Evolution

벌써 그제군요... 전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서 읽어보지 않았는데....;;

 

세종시 수정안 부결 이야기입니다.

 

 

오늘 신문을 보니깐 정운찬총리가 여기에 책임지는 자세로 사의를 표명한 거 같더라구요... 이거도 뭐 당연한 순서죠... 애초 올라가자 마자 쌩뚱맞게 세종시를 바꿔보겠다고 선언했으니깐요~

 

 

그런데 그저 고소하게 여기기엔 좀 걸리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과연 세종시가 제대로 행정도시가 될 것인가에 관한 문제입니다. 뭐 끝난 얘기 갖고 이제서야 글을 쓰는 이유는 저를 위해서입니다. (ㅡㅡ;;) 제 생각 좀 정리해 볼려구요... ㅎㅎ

 

 

 

애초 행정도시 이야기 나올 때 저는 회의적이었습니다. 일단 행정기관만 옮긴다고 해서 그 도시가 제대로 자족기능을 갖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죠.... 과천시, 대전 둔산지구만 봐도 알 수 있는 문제죠...

 

뭐 과천시는 살만한 곳이라고 하더라구요.. 땅값도 많이 오른 지역이구요~;; 그런데 과천시를 먹여살리는 곳은 어디일까요? 여러 곳일테지만 분명한 사실은 정부종합청사는 아니라는 겁니다. 과천시 인구가 7만명 정도 되는데, 그 중 공무원으로 과천시에 사는 사람들은 약 6000명 정도입니다. 이 6000명에 기대서 음식점이나 기타 용역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최대한 따져봐야 3000명을 넘긴 어려울 겁니다.

 

그런데 과천시 땅 대부분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죠.. 대부분의 과천시민들이 종사하는 분야는 바로 서울같은 대도시에 공급할 농산물을 키우는 근교농업이죠.. 그런데 농업으로 과천시가 살기 좋은 곳이 된 게 아닙니다. 과천시를 먹여살리는 곳은 경마장입니다. 과천시 재정의 40%를 담당하는 곳이 경마장이거든요~

 

둔산지구는 제가 잘 몰라서 대충 넘어갑니다. (ㅡㅡ;;) 둔산지구도 행정기관만 내려와서 개발된 곳은 아니죠... 지금은 대전의 신도심으로 개발되고 있다곤 하지만 그 이면엔 구도심의 희생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구도심에 있었던 시청, 법원이 둔산지구로 옮겨가면서 기타 상업시설이 죄다 옮겨갔다고 합니다.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은 지금 대전시의 가장 큰 문제라고 하더군요..

 

행정기관은 말 그대로 행정만 담당할 뿐이지 자체적으로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저 서포트만 해줄 뿐이죠...심하게 말하면 민간부문에 기생하는 곳이 행정기관입니다. 사업하시는 분들은 뼈저리게 느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정당한 이유겠지만 때마다 와서 돈 뜯어가고 지도 · 지침 내리고 하는 곳이 행정기관이죠....

 

도시에 진정으로 활력을 불어넣는 곳은 바로 기업입니다. 일자리를 만들어 사람들을 고용하고 돈을 돌게 만들면서 또 돈을 모이게 하는 곳이 기업입니다. 행정기관이 자체적으로 일을 벌려서 돈을 돌게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무언가 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윤이 고려돼야 하는데 행정기관이 이윤을 고려하면서 일을 한다는 건 공공의 논리에 어긋나기 마련입니다. 공공의 논리는 자본의 논리와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세종시 수정안으로 삼성, 웅진, 한화, 롯데 같은 기업이 세종시로 내려온다고 들었을 때 이 정도면 괜찮은 도시가 충청권에 생기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원형지 공급같은 말도 안 되는 특혜는 고려하지 않고 말이죠.. 서울대나 고려대 같은 교육기관도 내려온다고 했는데 사실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은 기업 투자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사립대라고 해도 정부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라 별 기대도 안했습니다. 또 내려가봐야 분교이상을 벗어나기 힘들거 같구요...;; 그런데 기업은 다르죠... 특히 대기업이 하나 내려와서 대대적인 투자를 벌이면 그 지역 총생산 증가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게 분명하죠... 대기업 하나만 내려오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 몇 개도 같이 내려오는 거니깐요...

 

그런데 수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토지의 원형지공급이죠... 보통 정부에서 민간에 토지를 공급할 때 이곳은 상업지구로, 또는 주거지구, 공업지구 등등 도시 계획에 따라 공급하기 마련입니다. 그 이유는 마구잡이 개발을 막기 위해서죠.. 그런데 원형지공급은 기업이 알아서 수익에 맞춰서 개발하라고 토지를 공급하는 거죠.. 뭐 토지를 공급받은 기업이 원래 목적에 맞게 제대로 산업시설에 투자를 한다면 잡음이 없겠지만 과연 이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나중에 사업전망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고 그곳에 아파트나 주욱 짓던가 아니면 환락지구로 개발할지 누구도 모르는 일입니다.

 

 

더 큰 문제는 원형지 공급은 정부가 손해를 보고 민간에 땅을 넘겨주는 것이죠.. 토지를 공급할 때 그저 땅만 달랑 주는 게 아니라 원래 있던 시설물을 철거하고, 도로를 놓고, 하수도, 상수도, 전기 같은 기반시설을 조성한 이후에 공급하는 거죠.. 그리고 기초적인 지반공사를 다 끝내고 나서 하는 건데 세종시 수정안 토지 공급을 보니깐 그 산출비용이 지나치게 작게 계상되었죠... 쉽게 말하면 세금으로 대기업에 돈을 퍼주면서 기업더러 오라고 애원한 꼴이죠.. 또 돌려 생각하면 정부가 세종시에 엄청난 특혜를 베푼거구요....

 

 

네... 이 특혜가 문제가 된겁니다. 이 특혜를 보고 다른 지역 주민들이 분노하게 되죠.... 세종시 계획과 더불어 진행된 게 지방 곳곳의 혁신도시, 기업도시인데 이 수정안은 이 계획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무리한 계획이었습니다. 박근혜를 비롯한 지방에 지지층을 두고 있는 분들이 이 수정안에 반대 하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그런데 반대가 다른 지역에만 있었던게 아니었습니다.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권의 반대도 극심했죠... 그저 금전적으로만 따진다면 세종시 수정안은 충청권 소득에 큰 기여을 할 게 분명했죠.. 뭐 그 과실을 누가 다 거둘지는 차치하고 말이죠..;; 정부기관 몇 개와 기업 몇 개 들어가는 것보다는 수정안이 분명 경제적으로는 더 큰 미래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충청권 주민들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죠..

 

 

아마 정운찬총리를 비롯한 정부관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분명 경제적인 가치만 따지면 충청권 주민들은 수정안에 찬성을 해야하는 데 반대를 했으니 말이죠... 아마 그들의 정치공학적 예상은 이랬을지도 모르죠...

 

 

(수정안 찬성세력)수도권주민들 + 충청권 주민 > 그 외 영남권 주민 + 호남권 주민 등등....(수정안 반대 세력)

 

 

그런데 실제로는 수정안에 대해 수도권 주민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었고, 반대하는 세력의 목소리는 더 커졌고, 여기에 당사자인 충청권주민들이 합세했죠.. 반대목소리가 하도 크니깐 별 관심없는 사람들도 여기에 동조했구요...

 

 

사실 저는 지금도 충청권주민들이 수정안에 왜 반대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라는 대의에는 분명 저도 공감하지만 행정기관만 내려가서는 지역 발전이 되기 힘들거든요...(과천시) 행정기관이 내려 간다고 해도 큰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그 지역 내 다른 지역의 축소화를 불러올 수 있구요...(대전시) 또 통일 이후를 생각한다면 서울이 계속 수도로 남아있는게 낫죠...

 

 

정부의 밀어붙이기에 국민들이 또 대대적인 저항을 했다고 봐야할까요?? 이래저래 생각할 거리가 많은 문제네요~~ @.@

 

 

 

posted by nama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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