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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Ecology)와 경제(Economics) 그리고 윤리(Ethics)가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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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에 해당되는 글 1

  1. 2010.12.06 우리끼리 살고 싶어요~
2010. 12. 6. 16:28 Economy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101130121505280&p=ohmynews&RIGHT_COMM=R5&allComment=T&commentViewOption=true&cSortKey=rc

 

 

 

보통 여기에 기사를 링크할 때 저는 그 기사가 실린 언론사를 직접 링크 겁니다. 아무래도 그렇게 해야 그 언론사에 조금이라도 사람들이 더 드나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댓글이 많이 달리는 곳은 포털에 게재된 기사죠.... 오마이뉴스에서 이 기사를 봤을 때는 그냥 지나갔는데, 다음에 게재된 것엔 댓글이 꽤 달렸더라구요...

 

 

그 댓글들을 추천순으로 정렬하니깐 좀 놀랍더라구요... 사실 놀랄일이 아닐지도 모르죠...  어쩌면 이런 반응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사실일 수도 있구요....(제가 잘사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살고 있질 않아서 판단을 보류합니다)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는 조용하고 깨끗한 반면, 잘 못사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는 시끄럽고 지저분하다.

 

 

 

춘추시대 제나라에 안영이라는 재상이 있었습니다. 중국 역사상 명재상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인물이죠... 그런데 이 사람이 사는 곳이 좀 누추한 곳이었나 봅니다. 일반 백성들이 많이 살고 있는 시장 부근에 살고 있었는데,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곳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이를 안타깝게 여긴 왕은 안영에게 좋은 곳에 집을 지어줄 테니깐 여기에 가서 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안영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백성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이들의 얘기를 쉽게 들을 수 있고, 시장이 가까워 물건을 구하기가 쉽다며 거절을 하죠...

 

 

그러자 왕이 이렇게 묻습니다. "그대가 시장에 가깝게 살고 있다는데, 그러면 지금 시장에서 비싼 건 무엇이고 싼 건 무엇인지 말씀해 주게나" 그러자 안영이 거침없이 대답합니다. "목발이 비싸고 신발은 쌉니다" 그 당시에 형벌로 발을 자르는 벌이 있었다고 합니다. 목발이 비싸고 신발이 싸다는 말은 가혹한 형벌로 발을 잘린 사람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안영의 대답의 의도를 알아챈 왕은 다음 날로 가혹한 형벌을 줄였다고 합니다. 멋진 재상과 멋진 왕의 만남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례는 역사에서 극히 드물죠.... 드물기에 역사에 남고 칭송 받는 것이구요.... 사실 부자들이 끼리끼리 살려고 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동양 · 서양 나눌 일이 아닙니다. 저기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야 처음 생겨날 때부터 부자들이 모여 살았으니 저렇게 말하는 거에 뭐라 하진 않겠습니다. 저기에 제가 살만한 20평 대 소형 아파트를 짓는다고 해도 거기 가서 살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네요~ 얼마나 눈칫밥을 먹으면서 살아야할지.... (ㅡㅡ;;)

 

 

근데 문제는 서울 시내 곳곳이 이런 중·상류층 주거지로 바뀌는 것이죠...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뉴타운이구요... 제가 살고 있는 창동도 뉴타운으로 전에 꽤나 시끌벅적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국회의원도 바뀌었구요...;;

 

 


 

빈민가와 낙후지역의 주거지가 재개발을 통해 중·상류층의 주거지 또는 상업지구로 바뀌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gentirfication)'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길음뉴타운입니다. 서울 시내 뉴타운 중에서 그나마 제가 잘 알고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뉴타운 사업이 시작되기 전의 길음동 지역은 달동네였습니다. 근처 미아동이나 돈암동에도 저밀도주택이 몰려있긴 했지만 길음동만큼 낙후되진 않았죠... 지금은 거의 사업이 마무리돼서 예전 모습을 찾아보긴 힘들지만, 길음역 7번출구로 나와서 길음시장 부근을 둘러보신다면 예전 모습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겁니다.

 

 

제가 미아삼거리에 있는 영훈고등학교를 나왔는데, 학교에서 보면 길음동 달동네가 한 눈에 들어왔죠....그 때는 뭐 공부하기 바뻤고, 길목에 북공고가 있어서(;;) 감히 신세계백화점(지금은 이마트 미아점) 위로 올라가질 못했습니다. 여기에 처음 가본 건 대학에 들어와서입니다. 동아리에서 야학활동을 했었는데, 길음동 달동네에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신입생이고 해서 선배들이 하는 거 보조를 했죠.... 프린트하고, 프린트 한거 나르고, 물 같은거 갖다 놓고, 청소하는 등 ;;; 지금도 그렇게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 때 야학에서 주로 했던 거는 검정고시 준비였습니다. 대부분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한 분들이라 학력에 대해 부끄럼이 있는 분들이죠...저희 어머니도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하셨던터라 활동하면서 어머니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어머니는 초등학교만 나온 걸 별로 부끄러워 하지 않으신다능~;;;)

 

 

 

별로 오래하진 못했습니다. 1학년 2학기때부터 2학년 1학기 때까지 한 달에 한 번 꼴로 갔으니깐요.....;;; 한 달에 한 번 겨우 얼굴을 비추는데도 그 분들은 누군지 알아봐주시고 참 고마워 하시더라구요... 오히려 제가 더 미안했습니다. 2학년 때는 제가 수학을 맡아서 강의를 맡았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남을 가르쳐 본다는 게 처음하는 일인데다, 8월에 시험이 있는터라 신경이 더 쓰이더라구요...;;; 공부는 그분들이 하지만 저도 신경이 쓰였습니다. 군대를 9월에 가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채 입대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모두 통과하셨다고 해서 매우 기뻤습니다.

 

 

그런데 길음동 뉴타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가 바로 2002년 10월입니다. 그 때 길음뉴타운 개발계획이 수립되었고, 이후 주민 설명회, 보상계획이 이뤄진 후 2년 후인 2004년 3월에 첫 삽을 뜨게 됩니다. 그 동안 군복무 중이라 또 거기에 대한 관심이 뜸해져서 잊고 있었습니다. 제대 후에는 눈이 항상 높은 곳만 향하게 되더라구요... 야학활동 같은 사회활동보다는 자신을 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렇게 그곳을 잊어갔는데, 이상하게 이곳과 또 엮이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동네 친구인데 길음 뉴타운으로 이사를 갔다고 했습니다. 아.... 그곳??  예전 생각도 나고 또 그곳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그 친구 집에 가보았습니다. 아직 정비되지 않은 곳도 있었고, 공사 중인 곳도 있었는데 고층 아파트가 산위까지 주욱 늘어서 있더라구요.... 친구 집은 그 고층 아파트 숲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위치했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니 강북지역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야학에 다니면서 봤던 풍경이었지만 느낌은 사뭇 달랐습니다. 친구 말로는 원래 여기에 살던 사람들은 이곳 아파트에서 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집값도 집값이지만 매달 내는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말이죠... 사실 달동네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죄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제 기준에서 그렇습니다) 그분들 중에는 시내에 가게를 갖고 있는 분도 계셨으니깐요...  또 자기 집을 갖고 있는 분들은 길음 뉴타운에 들어갈만한 보상은 받진 못했지만 적어도 상계동이나 또는 남양주에 괜찮은 아파트를 가질 정도로 보상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문제는 세입자들이었죠... 여기저기 얘기는 많이 나왔지만 파편적입니다. 사실 그 분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온 곳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경향에서 기획기사로 이 분들의 생활을 추적한 적이 있었는데 어떤 분은 공주까지 내려갔다고 하더라구요... 어쨌든 뿔뿔이 흩어졌죠.... 그리고 그 자리에, 서울시에서 전망이 가장 좋다고도 할 수 있는 그곳에, 중·상류층이 몰려 살고 있습니다. 그 곳에는 지금 10년 전과는 다른 문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곳곳에 영어유치원이 생기고 있고, 고급 음식점이며 술집이 영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임대료만 웬만한 시내 역세권 수준인 200만원이라고 하더라구요...;;; 그곳에 국제중학교가 생긴다는 것은 아마 우연이 아닐겁니다. 이런 곳이 서울 시내 곳곳에 생기고 있습니다.

posted by nama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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