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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sca
생태(Ecology)와 경제(Economics) 그리고 윤리(Ethics)가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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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에 해당되는 글 1

  1. 2010.12.06 시장주의자였던 제가 대기업에 비판적인 이유 1
2010. 12. 6. 15:44 Economy

이 글은 제가 'Karl.K.Jr'님 글에 댓글로 남겼던 글의 후속편 쯤 되겠습니다. 댓글로 쓰다가 지쳐서(ㅡㅡ;;)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여기에 적으려고 합니다. 글을 쓰다 잘 생각이 안나서 저장했는데 불러오기가 제대로 안되더라구요;; 오히려 잘 됐습니다. 다시 생각을 정리하고 도전합니다. ㅎㅎ

우선 제 소개를 잠깐 하면 저는 학교에서 화학과 환경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졸업해 1년 정도 엔지니어로 일하다가(1년하고 뛰쳐나왔으면서 엔지니어라고 말하는게 사기네요... ㅡㅡ;;) 기자를 해보겠다고 뛰쳐나와 1년 넘게 집에서 눈칫밥먹고 있는 백수입니다.. (;;) 따라서 제 경제학적 지식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꼼꼼히 읽어주시고 논리에 비약이 있거나 제가 잘못 알고 있는 사항이 있으면 따끔한 질책 부탁드립니다.  


230px-Alan_Greenspan_color_photo_portrait.jpg 이분은 한 때 제가 존경했던 사람입니다. 바로 미국 역사상 최장기간(20년)  FRB의장을 역임한 앨런 그린스펀입니다. 지금 곰곰히 생각하면 제가 이분을 존경한게 제가 생각해서가 아니라 권위자의 말에 따른 결과인 것 같습니다.


그 때를 거슬러 올라가면 제가 제대로 경제학과 회계학을 배웠던 대학교 3학년 때로 돌아가야합니다. 공학을 좀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선 경제학과 회계학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낀 저는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원론과 회계원리를 수강합니다. 그 때가 2006년이니 미국 경제는 2년 후 있을 불황을 모르고 계속 성장하면서 물가는 안정된 일명 '골디락스 경제'에 재돌입한 시기입니다. 그린스펀은 물러났지만 경제학부 교수님들은 그린스펀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더라구요... '그가 세계경제의 번영을 이끈다', '그의 실용주의철학, 시장중심주의는 꼭 우리가 배워야 한다' 등등... 공부가 부족해 생각을 할 겨를이 없던(지금 생각하면 핑계일 뿐입니다) 저는 무비판적으로 그를 존경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시장주의자로 만들었던 그린스펀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제 생각의 좌표를 재설정하고자 합니다. 


그린스펀이 FRB의장에 취임한 1987년은 미국 경제가 일본에 추월 당하냐 마냐로 의견이 분분한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취임한 이후 20년은 미국경제가 세계유일의 슈퍼파워로 자리매김한 기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일어났던 많은 위기에 대한 대처를 현명하며 미국 경제를 번영의 황금길로 인도한 그에게 붙은 별명은 바로 '세계경제대통령'이었습니다.


2001년 9.11테러로 미국 경제는 일시적으로 큰 혼란에 빠집니다. 그런데 이는 일시적이었을뿐 미국 경제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바로 '닷컴버블붕괴'였습니다. 이 때 그린스펀이 내린 처방은 '선제적' 금리 인하였습니다. 6%가 넘던 기준금리는 단계적으로 1%까지 떨어집니다. 혼란에 빠진 시장을 구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급격하게 늘린 것입니다. 이는 물가상승이 우려되는 정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린스펀에겐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에서 생산된 값싼 제품이 미국의 물가상승을 억제해준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이렇게 위기를 벗어난 미국은 2년 후 무리한 전쟁을 치루면서도 큰 경제 위기 없이 3년을 더 보냅니다. 그동안 미국은 신나게 돈을 쓰면서 빚을 늘려갔지만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합니다.

 
미국 경제는 순조롭게 성장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동안 미국인들은 집 사는데 돈을 쓰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중산층이 그리고 서민층이 급기야 제대로 예금도 붓지도 않던 사람들까지 큰 집을 사기 시작합니다. 미국 은행의 영업방침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모험적인 기업에 적극적으로 돈을 빌려주던 은행이 개인에게 대출을 공격적으로 풀기 시작한 것입니다. 닷컴버블붕괴 이후 미국 경제의 활력은 줄어든 반면 시중에 돈은 너무 많이 풀린 탓입니다. 그린스펀은 아마 이라크 전쟁 이후부터 미국 경제의 과다거품을 인지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2년 전 보여준 선제적 대응을 미룹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한결같이 미국경제의 거품은 다 걷어냈다고 말해왔습니다. 미국의 저금리는 1년 넘게 이어집니다. 비록 단계적으로 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이는 '선제적' 대응이 아닌 '반응적'대응이었습니다.




2006년 그린스펀은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가 기틀을 마련했던 금리기조는 상당기간 지속됩니다. 그린스펀은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FRB의장을 유지한 인물인 동시에 가장 박수 갈채를 많이 맏으면서 퇴임한 인물입니다. 그런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의 정책을 하루 아침에 되돌리기란 웬만한 강단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입니다. 버냉키는 전임자가 확정한 금리를 1년 넘게 유지합니다.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한채... 그는 전임자의 그늘에 1년간 갇혀있었습니다. 그동안 집값 거품은 더 커지고 맙니다. 2007년 4월 미국 내 2위의 모기지대출회사인 뉴센츄리 파이낸셜사의 파산은 전주곡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사태는 커지고 커지면서 마침내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사가 파산신청을 하고 세계경제는 더 큰 혼란에 빠지고 맙니다.


2006년 이후를 짤막하게 줄인 이유는 이 글의 초점은 어디까지나 그린스펀에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핵심은 어째서 그린스펀은 2003년 이후 금리를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했냐에 있습니다. 다음에 이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결론을 짓고자 합니다.


(추신) 2번에 걸쳐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쓰다보니 길어져 3번에 걸쳐 써야겠네요~;;

posted by nama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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