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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Ecology)와 경제(Economics) 그리고 윤리(Ethics)가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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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관료'에 해당되는 글 1

  1. 2010.12.06 한국경제를 주무르는 모피아
2010. 12. 6. 16:02 Economy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애들을 한심하게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복지부동, 철밥통, 영혼없는 인간, 생각이 멈춘 자들 등등... 공무원을 표현하는 단어가 참 많죠.. 그렇게 재미없게 살기보다는 불안정하더라도 사기업에 가서 역동적으로 사는 게 정말 보람찬 인생이라고 생각했죠.. (뭐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배때기가 불렀는지 몰겠네요.. 아니면 제가 할 수 없으니 그저 체념하고 있는지도 모르구요...ㅡㅡ;;)

 

 

오늘 그런 생각을 뒤집게 만드는 기사를 몇 개 읽었습니다. 간만에 학교에 갔는데 동네 도서관에서는 볼 수 없는 잡지 두 개를 보려고 갔죠... 하나는 한겨레에서 새로 만든 월간 경제 잡지 'Economy Insight' 다른 하나는 '기독교 사상'입니다. ('기독교 사상'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에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달 Economy Insight의 특집 기사는 '경제 관료에 갇힌 한국 경제'입니다. 사실 기사 자체는 뭐 특별할 게 없습니다. 정말 특별할 게 없는데 링크를 걸려니깐 죄다 유료기사라 걸지 못하겠네요.... ㅡㅡ;; 뭐 상세한 통계자료가 나오는 거도 아니고, 예상을 뛰어넘는 통찰을 보여주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어디서 들어왔던, 지레 짐작하고 있던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총 5개의 기사로 구성돼 있는데 하나는 일본의 경제관료에 대한 설명이니 한국의 상황을 나타내는 기사는 4개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기사는 전 '말'기자였던 서정환씨가 쓴 '정권 바뀌어도 죽지 않는 권력체'입니다. 지금껏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주물러왔던 모피아의 역사를 그린 기사입니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을 진두 지휘한 '서강학파', 노태우 정부때 등장한 '서울대학파', 김대중 정부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학현(서울대 변형윤 교수의 호)학파', 그리고 노무현 정부 때 등장한 '이헌재 사단' 까지.....

 

 

무슨 무림문파 마냥 간판아래 헤쳐 모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갖는 전체적인 인식체계나 실제로 보인 경제정책은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게 서정환씨의 지적입니다. 대체적인 그들의 경제관념은 신자유주의의 메카 미국의 '시카고학파'를 따랐고, 그렇게 나타난 그들의 경제 정책은 성장우선주의, 재벌에 사회적 자원 몰아주기, 수출 드라이브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나마 서정환씨가 다른 이들과 조금 다르다고 했던 '학현학파'는 정권 차원에서 처음으로 '재벌 개혁'을 내걸었고 생산적 복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을 내걸었지만 IMF체제 극복과 서강학파의 영향력 아래 성장한 '정통관료'의 끈덕진 방해로 1년여 만에 모두 낙마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렇게 이어진 경제정책의 주도권은 현재까지 모피아의 손안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뭐 조금이라도 시사에 관심을 가지신 분이라면 이런 사실을 모르는 분들은 거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노무현 정부 말기에 왜 그렇게도 한미FTA에 목숨을 걸었는지, 이명박 정부 초기에 환율을 왜 그렇게도 높게 유지하려고 애썼는지 설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은 공무원을 별로 믿는 인물이 아니었죠.. 외교안보, 사회, 문화 관련 부처 공무원들을 물갈이 한 사람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지금 보면 그 하수인이 다 한거 같지만 ;;)이었는데 이상하리만큼 경제관료만큼은 노무현 정부 때 중용되었던 사람들을 끌어다 썼죠... 대표적인 인물로 노무현 정부 때 금감원장을 지냈던 윤증현씨는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경제부총리였던 한덕수씨는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을 거쳐 주미 한국대사로 부임했고, 지난 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차관이었떤 권태신씨는 국무총리실장으로 재직했습니다.

 

 

뭐 노무현 정권 초기에는 모피아 외부에서 끌어온 사람들이 나름대로 경제 개혁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동걸 · 이정우 · 정태인 이렇게 개혁 삼인방이었는데 모두 2년 반만에 쫓겨났죠... 그 다음 기사 '미국보다 더 미국스러운 사람들'에 그 모습이 나옵니다.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이헌재부총리에 끈질기게 맞서다 물러난 정태인씨가 썼습니다.

 

 

정태인 전 비서관은 인수위 시절부터 관료들의 힘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어떤 재경부 국장은 기자들 앞에서 공공연히 "1년 내 전부 쫓아 내겠다며"호언 까지 했다는데, 정태인씨는 그 뒷배를 언론과 재벌, 그리고 고급관료가 각각 삼각 동맹을 맺어 봐주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삼각동맹만으로는 대통령과 관계를 맺을 순 없습니다. 대통령 측근 중 이들과 잘 어울려야 정권을 잘 운영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진 충성파가 존재했는데, 그들 중 대표적인 인물이 '권오규 전 경제 부총리, 이광재 전 의원, 그리고 정만호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합니다.

 

 

이건희 회장의 사면을 처음 거론한 인물 중 한명이 이광재도지사죠...;; 노무현 정부 초기에 두각을 나타냈던 386의 한계가 바로 재벌 · 모피아 와의 관계 맺기였습니다. 이들은 권력을 쥐었지만 자본과 지식이 없었죠... 이 두 가지를 재벌과 경제관료에게 의존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이들의 권력을 더 키워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오죽했으면 정권 말기에 대통령이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습니다"라고 말했을까요?? 아니 누가 권력을 시장에 넘겨주라고 대통령 시켰습니까? 제대로 시장을 관리하라고 권력을 쥐어줬죠... 너무도 아쉬운 순간순간입니다.

 

 

다음 기사는 모피아들이 퇴직 이후에 대기업이나 법무법인, 또는 금융회사에 취업하는 모습을 담은 기사입니다. 내용은 특별한 건 없고 여기 저기서 많이 나온 얘기입니다. 정작 문제는 이를 대대적으로 규제할 법이 없다는 겁니다. 아니 사실 있긴 있는데 읽어보면 그 허술함에 웃음만 나옵니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일로부터 2년간, 퇴직 전 3년 이내에 소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체와 영리 사기업체의 공동이익과 상호 협력 등을 위해 설립된 법인 · 단체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되, 다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때에 한해 취업이 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문장이 너무 길죠?? ^^;;)

 

즉, 재취업 금지가 아니라 '제한'입니다. 찾아보면 그 허술함이 여기저기에 보입니다. '밀접한 관련'을 어떻게 판별할 것이며, '일정 규모'는 도대체 어느정도인지,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어떤 곳이든 무슨 일이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만 받으면 할 수 있다는 사실~!!! 정말 있으나 마나한 법입니다.

 

 

마지막 기사는 '재벌에 포획된 경제관료'입니다. 뭐 이거도 누구나 다 알만한 얘기입니다. 주로 지난 10년의 정권에 일어났던 얘기를 다뤘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나온 게 '신용카드대란', '부동산가격 폭등', 그리고 '한미FTA'입니다. 모두 진보진영을 붕괴시키는데 일조한 정책 또는 흐름이죠...

 

 

전에 호기롭게 '제가 원하는 대통령'이라는 글을 썼죠... ^^;; 지금 보면 좀 오글오글거리는데, 여기서 저는 마지막 조건으로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경제관 확립'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관료들의 저항을 물리치지 못하고는 아무리 대단한 경제관을 내놓든 소용이 없겠더라구요...;; 그 패기에 찬 노무현대통령도 끝내는 경제관료들의 이빨에 넘어갔으니 말이죠...

 

 

그저 앉아서 기다리기엔 그들이 가진 권력이 너무도 크네요... 적어도 모피아들은 '영혼없는 인간'이 아닙니다. 한국 경제를 주무르는 XX입니다.

posted by nama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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